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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말&글

한글멋-책 2편

코스모스 서문

"이 광대한 우주,
무한한 시간 속에서
당신과 같은 시간,
같은 행성 위에
살아가는 것을 기뻐하며..."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서문이다.

1981년
고등학교 1학년
버스를 타고 1시간을 이동해
대형서점에 도착했다.
왠지 웅장한 영화는
아이맥스에서 보고 싶듯이
이 책도 그랬던 것 같다.

벽돌 2장만 한 크기의
높이 쌓아 올린 검은 표지의 책들~

15년 평생
책을 사면서
그렇게 설레이고,
경이로운 마음이었던 적은 없었다.
50중반이 된 지금까지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한장 한장 탐닉하기 시작했다.

세이건은
나에게 우주 여행을 시키기 전에
먼저 인문학으로 워밍업을 시키고 있었다.

그렇게
코스모스를 3번씩이나 읽으면서
아스테이지로 책꺼풀을 입히고
얇은 휴지에 향수를 뿌려
책 표지 뒤에 꽃아 두고
잠잘 때는 머리맡에 두었다.

'나를 꿈꾸게 했던' 책

겨우 벽돌 두장만한 종이 뭉치 안에
어마어마한 세계가 있었다.

코스모스의 서문을 처음 접했을 땐
그저 사랑스런 문장으로 보였다.

하지만
코스모스를 읽는 동안
서문의 의미가 실로
Vastness(광활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코스모스 서문 (원문)-
"In the vastness of space
and the immensity of time,
it is my joy to share a planet
and an epoch with Annie."

직역을 하면
"우주의 광활함과 시간의 광활함 속에서,
애니와 한 행성과 한 시대를 공유하는 것은
나의 기쁨이다."

하지만
우리말 번역을한 서광운 박사는
우리의 정서에 맞게 멋진 모습으로
다듬어 주었다.

"이 광대한 우주,
무한한 시간 속에서
당신과 같은 시간,
같은 행성 위에
살아가는 것을 기뻐하며..."



'기적을 말하고 있다.'
'당신과 나와의~'

(*^^)
우주라는 무한한 공간 안에서
당신과 내가 손을 맞잡을 수 있는
거리에 있을 수 있는 확률은~?

(*^^)
시작도 끝도 알 수 없는
영원한 시간 속에서
당신과 내가 같은 시간대에
함께 할 수 있는 확률은~?

(*^^)
지금 내 앞에 있는
모든 당신들은
나에게~ 당신에게~
서로가 기적이고
서로에게 기적이다.



책 한권이~
글 한 줄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깨달음과 희열을
다시 생각해 보며
코스모스의 마지막 Epilogue를
옮겨 봅니다.


『 지금으로 부터 360만 년 전 ,
지금의 탄자니아 북부에

화산이 터지고 화산재들이 초원을 덮었다.
1979년 고고인류학자 Mary Leakey는
그곳에서
발자국을 발견했다.
그녀는 그 발자국을 인류 선조의 발자국이라 생각한다.
그곳에서 380,000km 떨어진, 사람들이 고요의 바다
라고 부르는 건조한 평원이 있는데
그곳에 또 하나의
발자국이 있다.
그 발자국은 지구 밖의 세계를 걸은
최초의 인간이 남긴 것이다.
우리는 3,600,000년 전부터 ,
4,600,000,000년 전부터

아니 1,500,000년 전부터
살아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우주의 구석에서 자라
자기 인식을 할 줄 아는
인간이 되었다.
이제 인간은 인간의 기원에 대해 생각한다.
별의 산물이 별을 생각하는 것이다.
1백억의 10억의 10배가 넘는
원자의 집합체가
원자의 진화를 연구하고
드디어 의식을 지니기까지에
이르는
긴긴 여행길을 더듬고 있다.
인간은 인류에 대해서 그리고 지구에 대해서
충성심을 가져야 한다.
인간은 지구를 위해 얘기한다.
우리는 생존해 남아야만 한다.
생존의 의무는 우리를 위한 것만은 아니다.
우리들은 우주에 대해 의무를 지고 있다
시간적으로 영원하고,
공간적으로 무한한 그 우주에서

우리가 생겨났으므로...』


(*^^) 한글멋-책 3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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